[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일본 금융권에서 컨소시엄을 통해 자체 가상화폐인 ‘J코인(가칭)’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는 일반적으로 투자 측면이 강조되지만 일본에서는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의 실증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MUFG의 ‘MUFG코인’, SBI그룹의 ‘SBI코인’ 미즈호파이낸셜 그룹의 ‘미즈호머니’ 등 독자 가상화폐 추진 움직임이 활발하다.

17일 일본 니케이신문과 가상화폐 전문지 앱타임즈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일본 유초은행(우편저금은행)을 비롯해 수십 곳의 지방은행이 손을 잡고 J코인 발행을 위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들은 향후 J코인 보급으로 가상화폐가 모바일 결제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J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있는 투자목적의 기존 가상화폐와는 달리 현행 엔화가치로 거래하는 결제용 가상화폐라고 할 수 있다. 즉 은행계좌와 연동돼 엔화를 J코인으로 전환한 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편의점과 식당 등에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또 개인 송금시 수수료 면제, 해외 송금 수수료 인하 등의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J코인 개발은 금융권 연합이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대처해 나갈 예정이며 2020년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미즈호와 유초은행, 요코하마은행을 비롯한 70여 지방은행, IT 기업들이 J코인 관련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일본 금융청도 일정한 이해를 표시하고 조만간 막바지 협의에 참가할 예정이다. 또 ‘MUFG코인’을 추진중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합류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코인 구상 목적은 결제 정보, 즉 빅데이터의 활용에 있다. 일본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전자화폐 결제총액은 약 5조엔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이런 쇼핑 및 송금내역을 빅데이터로 축적하고 공유해 상품 개발과 가격전략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또 일본 금융권의 결속 배경에 해외 결제서비스 확산에 대한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미 성공한 알리페이를 내년 봄 일본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애플페이, 라이페이도 최근 이용이 확산되면서 외국기업에 결제 정보를 뺏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니케이신문은 모바일결제 세계표준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금융권 연합의 J코인이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합할 수 있는 제도적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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