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기 환자에 다량의 약물 섞은 수액 투여는 과잉진료?

[인천=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제가 지금도 화가 풀리지 않는 것은 병원의 무성의한 태도입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정성 있는 사과는커녕 간호사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응급실의 바쁜 시스템을 이해할 것 아니냐는 핀잔까지 줬습니다.”??(피해 환자 A씨)

지난 2011년에 이어 2014년 미국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인증을 획득한 B병원의 분원 병원에서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과잉진료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19일 밤 반려견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다 정체불명 벌레에 물려 왼쪽 팔이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으로 B병원 응급실을 찾은 전직 대학병원 간호사 A씨는 링거(생리식염수)를 수액 받던 중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세를 보였다.

평소 섬유근육통을 앓고 있어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 A씨에게 응급실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을 조회하는 기본적인 ‘문진’도 생략 한 채 스테로이드 등 성분이 함유된 다수의 약물이 섞인 수액을 처방 보다 빠르게 주입했다가 A씨가 부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A씨는 “환자가 무슨 병력이 있고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문진도 하지 않았다.”면서 “당초 처방은 시간당 240cc 속도로 주입토록 처방됐지만 수액은 처방과 달리 시간당 600cc 속도로 주입돼 심계항진(불규칙한 심장 박동 등)증상을 나타냈다.”고 토로했다.

서울 모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한 A씨에게 처방된 수액에 함유된 약물은 스테로이드 성분인 살론주(0.5V)를 비롯해 큐란주사 1A, 트틀락주 1A, 페니라민주사 1A이며 4가지 약물이 혼합된 수액을 정맥을 통해 주입했는데 A씨가 주장하는 시간당 600cc로 투여할 경우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노약자들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이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A씨의 생리식염수에 믹스한 약물 중 ‘페니라민(Peniramin)’은 흔히 항히스타민제로 알레르기 치료제로 스테로이드 성분인 ‘살론주’ 등과 함께 혼합해 투여하는 것은 지나친 과잉진료라는 지적이다.

한 대학병원 내과 전문의는 “페니라민은 항히스타민 주사인데 이를 살론주(스테로이드)와 동시에 주입한 것은 그것 자체로 환자가 부작용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액에 4가지 약물을 믹스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환자가 탈수로 인한 쇼크, 혹은 출혈이 심한 경우 시간당 600cc 수액은 가능하지만 벌레 물린 두드러기 환자의 경우 통상적으로 근육주사(IM)정도가 적절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A씨의 주장에 대해 “말도 되지 않는 억측”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병원 관계자는 “A씨의 주장과 달리 수액은 시간당 240cc, 총 500cc가 주입했다.”면서 “환자가 누워서 손을 움직이다 보면 수액이 빨라진다. 환자는 수액이 30cc 남았을 때 수액을 잠갔다고 하는데 주사팩은 병하고 달리 라인에 딱 걸리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볼 때 수액은 50cc 남았다”며 진료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A씨는"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답답하다는 환자에게 바이탈사인(혈압,맥박,호흡수,체온 등) 이라도 체크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요구에 혈압만 측정하고 맥박은 측정도 하지않고 거짓으로 대답하는 등의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뿐만 아니다. 수액 부작용과 의료진의 무책임한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A씨에게 해당 병원 응급실 담당 의사는 간호사 출신인 A씨에게 (같은 업종)아는 처지에 이해해달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A씨는 “응급실 담당 의사가 수액이 빠르게 주입되는 것은 응급실에서 늘 있는 현상인 만큼 투약 오류가 절대 아니다.”면서 “환자가 간호사 출신인 만큼 다 아는 처지에 이해해 달라면서도 끝내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한편 두드러기 환자에게 지나친 과잉 진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데일리포스트>는 보건복지부에 페니라민과 스테로이드 등이 함유된 수액이 시간당 600cc로 투여되는 것이 적절했는지 문의해봤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의료진의 문진 없이 진료를 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실제로 문진이 없었는지는 쌍방의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 “또 다량의 약물이 혼합된 수액을 시간당 600cc 투여된 것이 적정했는지 여부 역시 전문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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