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카카오뱅크가 생존하려면…일본을 벤치마킹하라
K-뱅크·카카오뱅크가 생존하려면…일본을 벤치마킹하라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7.09.05 0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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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규제 장벽ICT 혁신 발목 움켜줘

[데일리포스트=김정은 일본 전문 기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의 출범 이후 혁신적인 서비스와 차별화로 초반 돌풍이 거세게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권은 물론 소비자의 패턴 변화가 심상치 않다.

비대면 거래와 무인점포, 영업시간 확대를 비롯해 각종 서비스 경쟁을 주무기로 강조하고 나선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예·적금 가입과 은행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고 연 7~8%대 중·저금리 대출 서비스 문턱도 한층 쉬워졌다.

그간 철저한 보호체제 아래 대출 금리로 몸집을 불려온 기존 은행과 카드사, 그리고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체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그리고 향후 출범하게 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그야말로 금융권의 혁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작금의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가 마치 동화 속 ‘장밋빛’ 일색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산업자본이 의결권이 있는 은행 지분을 4%로 제한한 현행 은행법(금융위원회 승인 시 최대 10%)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그다지 녹록하지는 않다는게 중론이다.

이 같은 ‘은산분리 규제’가 ICT 기업 주도의 혁신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며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아직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은 국내와 달리 산업 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허용되고 있다.

산업자본 지분율을 20% 수준에서 허용하고 금융당국 별도 승인을 받을 경우 그 이상에 대한 허용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이제 걸음마 수준이지만 일본은 이미 2000년에 도입된 만큼 안정적인 시장 궤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인터넷전문 은행은 ▲일본 최대 포털 야후와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이 각각 41%씩 출자해 만든 ‘재팬넷(JapanNet) 은행’ ▲이통사 KDDI와 도쿄미츠비시UFJ은행 연합 ‘지분은행’ ▲소니그룹의 보험과 은행업무를 담당하는 소니파이낸셜홀딩스의 자회사 ‘소니은행’ ▲SBI홀딩스와 스미토모신탁이 공동으로 설립한 ‘스미신SBI넷은행’ ▲일본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 산하의 ‘라쿠텐은행’ ▲다이와증권의 ‘다이와넥스트은행’ ▲일본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이 대주주인 ‘세븐은행’ 등이 있다.

일본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현재 전체적으로 흑자 분위기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은 초기 IT설비 등 투자비용이 막대한 만큼 빠른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지만 흑자 전환까지 평균 5년 이상이 걸렸다.

이 고행의 기간이 가장 짧았던 은행은 다이와 넥스트 은행으로 2년이었으며 라쿠텐 은행은 흑자화에 무려 9년이 걸렸다.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전체 은행업 자산(1.3%), 대출(0.9%), 예금(1.7%) 등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일본 인터넷 전문 은행은 다양한 금융사 및 비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기존 은행과 구분되는 차별화로 수익성을 확보하며 유의미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일부는 모기업을 적극 활용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라쿠텐과 야후와 같은 모기업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흡수해 우대 금리나 포인트 통합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재팬넷은행과 라쿠텐 은행이 대표적이다.

다이와넥스트은행 역시 모회사 다이와증권과의 연계를 통해 은행의 보통예금 계좌와 증권 거래계좌간 자금이체 자동 서비스(Sweep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모기업이 보유한 빅데이터는 물론 계열사 간 고객 공유를 통해 소호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카드, 외환 송금등 다양한 업무에서 고객에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다만 계열사와의 연계영업은 은행업보다는 본업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소니뱅크는 내점하지 않고 인터넷, 이메일, 전화로 주택대출을 신청하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세븐은행은 2만개 이상의 편의점 ATM을 통한 은행업무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편의점의 지점망을 활용해 일반 은행업무는 물론 해외 송금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용이해서다. 세븐은행의 성공 이후 지난해엔 일본 편의점업계 3위 로손이 은행업 진출을 선언했다.

일본 사례처럼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역시 출범 초기부터 중장기 경영 전략을 마련해 꾸준한 혁신을 보여주지 않으면 차별성이 희석될 수 있다. 금융사고의 위험성과 고객 서비스 대응 등 과제도 많아 단순히 낮은 수수료 및 대출 금리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은산분리 규제라는 금융 환경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은행-비금융기업 공동출자 방식이나 은행 중심의 금융시장 환경 등에서 유사점도 많다.

때문에 대주주 중심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차별화 전략을 강조하는 일본 사례는 국내 인터넷 은행산업이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좋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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