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나노로봇을 체내로 이동시켜 질병을 치료하는 ‘나노 바이오기술’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나노로봇은 혈액으로 이동해 암 세포를 정확히 공격하는 등 기존에 불가능했던 환부에 침투할 수 있고 약물을 투여해 병을 치료함으로써 기존 의료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웹사이트 기가진(Gigazine)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 연구진은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나노 로봇을 삼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실험용 쥐 실험에서 일반 복용방식 보다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이 로봇은 몸을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마이크로모터다. 복수 레이어로 구성된 구체 형태로 각 층은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약물로 치료를 하는 층, 위장벽에 흡착을 돕는 층, 마이크로모터가 구체 형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층도 있다.



연구진은 마이크로 모터의 마그네슘 성분을 이용해 체내에 들어가면 위산 반응으로 수소거품을 생성해 모터를 움직이는 동력을 만들고 위의 산성도를 바로 낮출 수 있도록 했다. 항생제는 위산에 의해 효과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산성도를 낮춰 약물의 효과를 높이도록 설계한 것이다.

연구진은 위장 내 세균 감염 상태의 쥐에 마이크로모터를 5일 연속 투입해 항생제를 매일 복용시킨 결과 일반적인 복용방법 보다 효과가 좋은 것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간 항생제 복용시 위산 분비를 약화시키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 (PPI)’를 복용해야했는데 PPI 장기복용은 두통·설사·피로·불안·우울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마이크로모터를 통한 효과적인 항생제 전달은 향후 치료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로봇 복용후 24시간 이내에 실험용 쥐의 위산 수준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 확인됐다. 마이크로 모터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할 수 있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어 체내에 유해한 물질을 남기지 않는다.

토마스 말록(Thomas Mallouk) 펜실베니아 주립대 교수는 “마이크로모터는 새로운 접근방식이며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사무엘 산체스(Samuel Sanchez)씨도 “마이크로모터 분야를 발전시킨 연구”라며 “기존 접근방식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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