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경제역동성 측면 아쉬워









▲미국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해 직접 부를 이룬 혁신형 억만장자들이 많은데 비해 한국은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상속형 억만장자들이 대부분이다. 모건스탠리 신흥시장 총괄사장 루치르 샤르마는 억만장자의 부의 형성과정으로 그 나라의 경제체질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왼쪽부터 빌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이건희 삼성그릅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한국의 부자들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 한국경제는 상속형 경제'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가 '부자중의 부자'라 할 수 있는 억만장자의 부(富) 형성 형태로 그 나라 경제의 체질을 분석해 주목된다.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모건스탠리 신흥시장담당 총괄사장인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의 '세계 성장을 향한 억만장자 가이드'라는 칼럼이 게재됐다. 칼럼의 내용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매년 발표하는 억만장자(billionaire) 명단을 토대로 그들이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를 조사해 해당국가의 경제유형을 들여다본 것이다




컬럼에 따르면 한국의 재산 1조원 이상 억만장자는 35명이며 이들의 재산 총액은 79조원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84%가 부모로부터 부를 물려받은, 이른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며 자신의 힘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은 16%에 그쳤다. 샤르마는 이에 따라 한국경제는 상속형 경제라고 불렀다.




미국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등과 같이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직접 창업해 부를 일구어낸 테크(Tech)형 부자가 많고 그래서 미국경제가 혁신형 경제라고 했다.




이에 비해 러시아는 억만장자의 70%이상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권력형 억만장자이며 그래서 러시아경제는 정경유착형 경제라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상속형 경제라는 겻은 경제체질과 국가경쟁력 면에서 아쉬움을 갖게 한다. 물론 상속형 경제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대표적 부의 상속자들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물려받은 부를 토대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으로 삼성그룹의 체질을 강화했고, 정몽구 회장은 품질경영으로 현대차를 글로벌 톱5 자동차 업체로 키워냈다.




그러나 경제시스템이나 경제체질 면에서 상속형 경제보다는 혁신형 경제가 바람직하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기술, 열정으로 직접 창업해 부자가 된 사람이 많을수록 기업가 정신을 부추기고 사회전체의 성취동기를 자극해 경제의 역동성이 커지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국도 상속형 부자보다는 혁신형 부자가 많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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