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대기업 오너들을 가둬두는 것은 대한민국 산업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이번 광복절을 맞아 사면해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경제활동을 통해 죄를 속죄하고 국가를 위해 국위선양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지난 2015년 8월 실형을 받고 수감 중인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던 경제인 단체의 입장입니다.

그로부터 불과 2년도 채 안된 지난 16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위기에 놓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비롯한 경제인 단체가 과거 광복절 특사의 변(辯)을 재연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구속 불가’를 외치고 나선 ‘경총’의 논리는 딱 하나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삼성그룹은 심각한 경영 공백에 처하게 돼 가뜩이나 냉각된 기업인들의 ‘경제하려는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해괴망측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촌극도 이런 촌극이?없습니다. 건국 이래 가장 추악한 최순실 국정농단 과정에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지원하고 나섰던 이 장사꾼들이 ‘정의’는 외면한 채 오직 ‘경제’만 운운하며 면죄부를 요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국조특위 청문회 당시만 하더라도 진정성 없는 얼굴과?기어가는 목소리로?“국민께 송구하다” “죄송하다” “다시 태어나겠다”를 연발했던 장사치들이 이제 와서 ‘경제 한파’를 무기삼아 법을 위협하고 국민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의수호를 위해 전장에 나선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아닌 대한민국을 유린한 최순실 일당에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공범 ‘이재용 부회장 구하기’에 나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온상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아바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은 삼성그룹 경영 공백이며 이는 곧 국내 경제 위축을 초래 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던진 ‘경총’의 회장단 및 임원진 중 대다수가 ‘전경련’의 회장단 임원진으로 겸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 언론에서 비춰진 ‘전경련 침묵’ ‘입 꼭 다문 전경련’이라는 제하의 기사처럼 이재용 구하기에 앞장 선 경총 등과 달리 전경련의 입장이 빠진 배경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삼성’이라는 기업 하나가 대한민국 경제에 파장을 일으킬 만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 하나 때문에 죄를 지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나선?이 장사치들의 땡강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간절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정이 어찌 됐건 국정을 농단하는데 일조한 못된 기업과 그 총수에 대한 심판이 제대로 이뤄지기를 말입니다. 설령 경총이라는 장사치 집단이 주장하는 경제한파가 몰아친다 하더라도 이 땅에서 더 이상 ‘정경유착’을 통한 부정과 부패가 재발되지 않도록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이재용을 지켜내고 삼성이 건재해야만 국내 경제가 활성화 된다는 경총의 억지에 한가지 사례를 전할까 합니다.

과거 전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핀란드 ‘노키아’가 붕괴될 때만 하더라도 여론은 핀란드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릴 것이라 관측했지만 수많은 노키아 실직자들은 재취업과 벤처신화를 일궈내며 핀란드 경제는 오히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삼성’ 하나쯤 무너진다 해도 쉽게 무너질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조선 중기 문신 허균 선생이 집필한 성소부부고에 보면 ‘천하지소가외자 유민이이 민지가외 유심어수화호표(天下之所可畏者 唯民而已 民之可畏 有甚於水火虎豹)’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풀이하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백성이며 그 백성이 두려운 것은 물과 불보다 더 무섭고 호랑이와 표범보다 무섭기 때문이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줌도 안되는 권력을 믿고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 그리고 그 권력에 빌붙어 기생하며 부정과 부패를 일삼은 장사치 집단을 상대로 국민들은 언제든지 호랑이와 표범처럼 돌변해 공격해 올 수 있다는 옛 성현의 준엄한 경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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