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점멸하는 ‘성형한류’…“내우외환에 직면하다”
경고등 점멸하는 ‘성형한류’…“내우외환에 직면하다”
  • 황선영 기자
  • 승인 2016.10.0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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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성형한류’가 내우외환에 직면했습니다. 기업형 의료기관 난립과 불법브로커 창궐로 의료의 질보다 가격에 의해 의료서비스가 좌우되면서 ‘성형한류’에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2015년 기준 전년 대비 한국 성형외과를 찾는 외국인 증가율은 13.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지만 외국인이 찾은 전체 진료과목 중 성형외과 비중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10.2%, 11.1%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가정의학과, 소화기내과 등 내과통합 진료를 받은 외국인 비중이 2014년 22.3%, 2015년 21.3%에 비하면 절반 수치입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통계와 달리 ‘외국인씨가 말랐다’는 푸념이 태반입니다.

그렇다면 ‘성형한류’로 각광받던 호시절이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형외과 의사들은 선진국에는 없는 기업화된 의료기관 난립과 불법브로커의 창궐 때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불법브로커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유령수술을 조장하고 결과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려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영대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홍보이사는 “불법브로커 득세로 힘을 가지면서 병원에 와서 자신 덕분에 돈을 많이 벌었으니 우대해달라고 요구한다”며 “가령 유방수술이 400만원인데 350만원으로 깎아달라고 한다. 그러면 병원은 유령수술 등을 통해서라도 똑같은 매출을 만들려고 하고 그 결과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의료브로커는 정부가 미용성형 의료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허용했습니다. 의료법에 환자를 유인·알선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다만 해외환자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해외환자 유치 알선사업자는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고 예외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악용해 불법브로커들이 한국의 성형외과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의료관광을 빙자해 사실상 인신매매를 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입니다.

이들의 입맛대로 현행법도 무시한 중국식 ‘00메디컬 그룹’이 강남 한복판에 들어서고, 병원은 영리 목적의 기업으로 전락하고, 환자를 흥정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또 이들이 환자들에게 1인 시위 등으로 시끄럽게 하면 병원에서 타협하려 하고 돈을 받을 수 있다는 황당한 교육까지 시킨다는 소문은 이미 업계에 파다합니다.

불법브로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입니다. 현재 공식 대행업체 수수료는 대학병원의 경우 통역비를 포함하면 15%, 통역을 제공하지 않으면 10% 가량이며, 중소병원은 20~30% 수준입니다. 반면 불법브로커들은 환자들로부터 2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의 수술비를 받아 놓고 실제 의사에게는 10~20%에 불과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비성형외과 의사들이 미용성형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마치 공장과 같은 기업형 의료기관이 난립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비수기에 덤핑경쟁에 나섭니다.

당연히 의료서비스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젊은 의사들이 환자 상담을 자신이 하지 않고 상담실장이나 원장이 하는 시스템을 선호하는 동시에 자신은 마취된 환자를 대상으로 사실상 수술 연습(?)을 할 수 있어 이러한 기업형 병원을 찾는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의 이러한 불법브로커와 비전문 의사들의 문제에 대해 반복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 당국이 한국행 의료관광에 전면적 규제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성형외과 뿐만 아니라 다른 진료과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이 인식돼 지난 6월23일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가 됐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외국인환자 유치에 대한 등록을 하지 않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일각에서는 의사들조차도 ‘금수저’, ‘흙수저’가 있는데, 돈과 백이 있는 의사들은 다 빠져 나가고 어쩌다 잘 몰라서 걸려 호되게 벌을 받게 될 경우를 우려하며 답답해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한 법은 외국인환자의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을 통해 불법브로커와의 거래를 줄여 시장교란 행위를 차단하고 의료기관 과표양성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시행이 돼 얼마 안됐고 내년 12월31일까지 적용기간을 연장하기로 했지만 의료시장에서 안착이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 올해 3개월간 부가세 환급금은 약 27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성형외과 진료비 수입 1856억원과 비교해 볼 때 약 7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물론 부과세 환급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나타난 금액이지만 홍보 부족 등의 문제로 아직 현장에서 안착됐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의사들은 의료행위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사람을 상품으로 보는 것이라며 부과세 환급이 아니라 면세해야 한다고 반박합니다. 부과세 부과는 선진국에 일부 예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광범위하게 무차별적으로 적용하는 나라는 없고, 선진국에서도 의사의 판단에 맡겨 부과세 부과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보건당국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며 ‘성형한류’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남협 보건복지부 해외의료총괄과 주무관은 “지난 2015년 2월 미용성형 대책 발표했고 후속 조치로 여러 가지 하고 있다”며 “올해는 법(의료해외 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켜면서 불법브로커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한 상태고 신고포상금제 등을 고시 준비해서 시행할 예정이다. 우수 유치기관 지정이라고 해서 평가를 통해 우수한 유치기관들 지정해 모범이 될 수 있는 기관들 지정을 하는 것도 시행하는 것을 준비 중에 있다. 불법브로커 단속점검도 올해 작년에 (각각) 한 번, 올해 상하반기에 한 번씩 나갔고 앞으로도 계속 수시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성형한류’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보건당국의 시각 교정과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환자의 건강권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국민의당 간사인 김광수 의원은 “환자를 그냥 상품이나 돈으로 보는 천박한 관점, 근시안적인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환자의 건강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의료관광 등을 통해 성형한류를 유지하고 의료산업을 발전시키는 게 가능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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