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금융경제부장] 부도 위기의 대우조선해양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금을 지원한 후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빅3 조선사이자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이유로 산업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했는데요, 증권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에 투자했던 증권사들이 원래 손해를 봐야 하지만 오히려 이득을 챙겼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들이 대우조선해양 같은 기업에 베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처럼 한국에서?나타나는?대마불사(大馬不死)를 믿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산업은행은 국민의 혈세가 증권사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을 몰랐을까요. 산업은행이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대주주이자 채권은행으로서 대우조선해양이 파산 시 발생하는 손해를 안보기 위해 혈세 출연을 결정한 것이 속내가 아닐까 합니다.

돈은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는데 증권사와 산업은행이 ‘해먹고’ 있는 형국입니다.

산업은행은 또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나설 때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기업 24곳 중 8곳, 중소기업은 27곳 중 4곳만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한 마디로 대기업은 봐주기로 하면서 시간을 질질 끌고 있고,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엄정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의 대기업 봐주기식 경영이나 대기업과 유착 혹은 부정이 있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기업과 산업은행이 ‘해먹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생깁니다.

이밖에도 ‘있는 놈’이 해먹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렇게 ‘있는 놈’과 ‘없는 놈’이 천양지차로 갈리게 되면서 민심은 민란 직전에 와 있다는 언론보도도 나옵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사회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있는 놈들이 해먹는 탓에 없는 놈들도 해먹기 위해 닮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발 아래 딛고 있는 땅만 보이는 안개 자욱한 대한민국에 살다 살다보니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이 메시아는 아니었음을 확인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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