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이정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이 “천황폐하 만세” 삼창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현황보고에 출석한 이 센터장은 “1월 대부도 워크숍에 참석한 적이 있나”라는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간단한 만찬과 함께 음주를 했나”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시인했다.

이 센터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 워크숍에서 ‘천황폐하 만세 삼창’ 발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소 이 센터장은 “할아버지가 일제시대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마지막 사장이었다”고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아시아경제 단독보도로 이 사실이 전해지자 광복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이 씨의 ‘천황폐하 만세’ 삼창 망언에 대해 우리 국민과 함께 울분과 분노를 느낀다”며 “이 씨의 망령된 행보는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에게 조롱거리가 될 뿐이며, 정부산하기관의 일원으로서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온전한 정신을 가진 이라면 어떻게 드러내놓고 자신을 ‘친일파’라 밝힐 수 있으며, 자신의 할아버지를 일제의 식민지 수탈기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고위간부였다고 자랑삼아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천황폐하 만세’ 구호는 오늘날 일본인들도 부르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용어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는 수치와 오욕의 구호”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광복된 조국을 보지 못하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처참하게 죽어갈 때 지난날 반민족친일행위자들은 민족을 판 대가로 일왕에게 은사금과 훈장을 받고 ‘천황폐하 만세’를 연발하며 일신의 안일과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거듭 비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항일 독립운동 선열들의 희생과 공헌으로 되찾아진 나라로서 무개념 몰상식의 친일파들이 고개를 들고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며 “이 센터장은 조용히 공직에서 사퇴하고, 독립운동 선열들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 센터장의 부친인 이종구 전 국방장관은 노태우 정권 시절 국방장관을 역임한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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