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제20대 총선에서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심판론’이 아니라 ‘정권 심판론’을 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3석 확보로 122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을 넘어 원내 1당으로 올라서게 됐다.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을 훌쩍 넘겨 38석을 확보하면서 녹색바람이 아니라 녹색돌풍을 일으켰다.

이로써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권의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심이반이 확인된 이번 선거를 통해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식물정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내 극심한 내홍도 예상된다. 공천을 주도한 친박계를 향한 비판이 거세질 것 전망이다.

특히 내년 대선을 관리할 지도부 구성에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최고조로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이 복당할 경우 비박계의 ‘구심점’이 되면서 당에서 친박 색채를 지우려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더민주의 경우 호남의 상당수 지역을 국민의당에 내주면서 호남 맹주의 자격을 상실했지만 원내 제1당으로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내년 대선까지 이번 승리를 동력으로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의 거취가 관심사다. 호남에서 반문 정서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수도권과 부산·경남에서의 약진을 바탕으로 다음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국민의당은 자신들의 주장대로 기존 새누리와 더민주의 양당 체제를 깨뜨렸다는 데 한껏 고무된 상황이다.

20대 국회에서는 각종 쟁점들의 처리 과정에서 새누리와 더민주를 저울질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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