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짝퉁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브랜드 글자만 교묘하게 바꾸는 등의 수법으로 현지 소비자들을 속이는 것을 물론, 한국 업체들의 현지 위상에도 타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화장품 가운데 위조·모방 상품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의 경우 정품가격의 25%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는 짝퉁 화장품 사례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국내 화장품업체가 중국 당국과 협업해 적발한 위조품이 지난해에만 270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雪花秀·Sulwhasoo)’의 중문 이름은 ‘설연수(雪蓮秀)’로, 영문 이름은 ‘설안수(Sulansoo)’로 모방돼 유통되고 있다. 회사 이름도 한글 아모레‘펴’시픽으로 한 글자만 변경해 정품인 것처럼 둔갑시켰다.


이같은 짝퉁 범람은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한국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역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덩달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역직구 시장은 2014년에 비해 3배 이상 커졌다. 이중 중국 비중은 약 46%에 달하며, 주요 품목은 ▲의류 상의(26.7%) ▲화장품(19.3%) ▲하의(6.5%) ▲정장(3.8%) 순으로 조사됐다. 역직구 과정에서 짝퉁 제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한국 관세청은 지난 22일 짝퉁 제품 근절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역직구로 수출되는 제품에 제조사와 상표 이름 등이 담긴 위조 방지 코드를 오는 6월부터 부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인증마크에 표시된 QR코드를 조회해 위조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게 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설화수?외에 다른 제품 중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정품으로 둔갑시킨 사례를 더러 봤다”면서 “중국 내 짝퉁 유통이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증가한 것 같은데 K-뷰티의 흐름이 지속되는 한 이같은?현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위조품이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주요 시장과 공장 대상의 상시 모니터링 및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에서 가격이 현저하게 낮거나, 위조가 의심되는 제품을 구입해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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