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박정원 (주)두산 지주부문 회장이 두산그룹 회장직에 오른다.

박용만 회장이 큰 조카인 박정원 (주)두산 회장에게 승계함으로써 오너 4세 경영시대 막이 올랐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박용만 회장은 2일 열린 (주)두산 이사회에서 “오래전부터 그룹회장직 승계를 생각해 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생각으로 지난 몇 년간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은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등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떠나는 박용만 회장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들어오는 박정원 회장에게는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말 기준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 합계가 2조원 가량 된다. 신용등급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로 차입금 상환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회사채 차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실적부진으로 자구노력을 이어왔던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 부문이 팔리게 돼 다소 숨통을 틔우게 되긴 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차원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의 빅배스(Big Bath·CEO 교체기에 전임자의 부실을 떨어내는 것)로 인해 두산의 실적 회복에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유동성 문제는 그룹 사업 자체와 직접적으로 매치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대뉴욕지구 한인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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