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한국 스마트폰이 고가시장에서 애플에 밀리자 저가시장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업체와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애플에 고가시장 전부를 내주고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외면 당하고 저가시장에서 근근히 버티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위기론의 핵심입니다.

현재 애플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92%를 혼자서 거두고 있습니다. 그나마 의미있는 이익을 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출과 판매량을 별로 늘리지 못하고 이익도 크게 나빠졌습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과 나름 경쟁했던 한국 기업이 점차 애플에 밀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가시장에서는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에 밀리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30% 늘리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2분기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했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둔 점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도 개별 제품 기획을 잘못 잡았다든가 마케팅 전략을 잘못 집행하면 일시적인 매출부진과 점유율 축소현상을 겪을 수 있다”며 “이제는 IT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판매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고, 성능이든 가격이든 각 포지션에서 자리잡은 대표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사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스마트폰이 독자 운영체제(iSO)와 하드웨어를 갖춘 애플 아이폰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안드로이드 체제, 즉 구글 운영체제를 최적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구글 운영체제는 이용자가 사용 방법과 기호에 따라 설정하거나 기능을 변경하는 커스터마이즈 방식이라는 점에서 한계점이 있으나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애플과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구글에서 공급하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애플과 비슷한 정도의 최적화는 기대할 수 없다”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한국업체 입장에서는 최적화에 뒤지는 부분을 압도할 만큼의 부품을 넣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저가시장에서의 경쟁력 역시 가격인하와 마케팅 강화를 제외한 제품 자체에 대한 우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 마디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저가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폰에 고가시장을 내주고 중국업체에 저가시장에서 밀리는 ‘샌드위치’가 아니라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가시장과 저가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역샌드위치’가 돼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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