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주말을 지나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삼고 메르스 확산세가 꺾이기를 기대했다. 12일이 2차 유행을 촉발시킨 14번 확진 환자의 최대 잠복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말을 거치면서 이 관측은 빗나갔다.


삼성서울병원 발(發) 메르스 환자가 추가로 확인되고 감염자로부터 또 다시 감염된 ‘4차 감염자’도 하나 둘씩 늘고 있다. 이에 ‘3차 유행’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4차 감염의 규모가 확실히 드러나는 다음 주가 이번 메르스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150명이다. 이 중에서 주목해야할 환자들은 ‘슈퍼전파자’로 분류되고 있는 환자들과의 접촉없이 메르스에 감염된 4차 감염자들이다.


이날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은 5명 가운데 3명이 4차 감염자로, 전체 환자 중 4차 감염은 총 5명으로 늘어났다.


147번 환자는 3차 감염자인 123번 환자와 같은 동네의원에서 체류하다 바이러스에 노출됐고 150번 환자는 3차 감염자인 76번 환자와 건국대병원 동일 응급실에서 체류했다. 148번 환자는 지난 3일 건양대병원에서 3차 감염자인 36번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의료진이다.


문제는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해 3차 유행의 진원지가 될 후보병원이 여러 곳이라는 점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메디힐병원과 대전 을지대병원, 창원SK병원 등에서 4차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몇몇 환자들로 인해 병원 외 감염, 즉 지역사회 감염도 우려되고 있다.?앞서 4차 감염 사례 가능성이 제기된 평택 경찰 119번(35) 환자는 감염경로가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143번(31) 환자의 경우에도 지난달 25~28일 대전 대청병원에 파견 근무를 나갔다가 16번(40)번 환자와 접촉한 3차 감염자다. 보건당국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된 동안 4개 병원을 옮겨다닌 것으로 파악돼 4차 감염 발생 우려가 상당하다.


정부는 아직까지 감염 경로가 병원 내 감염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신속히 격리 대상자를 찾아낸다면 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또 메르스 대응 관리체계를 주의 수준에서 상향할 계획은 없다며 지역 사회 전파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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