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황정우 기자] #1. 전북 김제에서 두부에 쓰이는 콩(노란콩) 농사를 짓고 있는 김인수(56·가명)씨는 지난 2012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콩 가격 때문에 올해도 걱정이다. 실제로 서울양곡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콩(노란콩) 1kg의 가격은 2012년 6105원에서 2013년 4316원, 2014년 3785원으로 계속 떨어졌다.

#2. 전남 무안에서 양파를 재배하는 이영철(48·가명)씨는 지난해 이맘때만 생각하면 끔직함이 앞선다. 풍년의 기쁨도 잠시, 예년의 경우 3.3㎡에 1만원에서 1만5000천원에 거래되던 양파 가격이 지난해에는 6000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거래로 이어지지 않은 농가도 부지기수였다. 그나마 이씨는 거래가 성사된 것만도 다행이라 여겼다.

농사는 풍년인데 반해 농작물 가격 폭락으로 농사를 망쳤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풍년의 역설’이라는 농작물 가격 폭락에서 농가의 시름을 덜어줄 길이 열렸다.

NH농협손해보험은 농작물의 수확량 감소는 물론 시장가격하락에 따른 농가의 수입 감소를 보상해주는 ‘농업수입보장보험’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태풍,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는 농작물의 수확량 감소로 이어져 농가 경영의 큰 피해를 초래한다. 하지만 풍작으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에도 농가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2001년에 NH농협손해보험이 도입한 ‘농작물재해보험’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지만, 가격하락에 대해서는 그동안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NH농협손해보험이 ‘농업수입보장보험’을 개발하고 출시한 이유다.

올해 시작하는 농업수입보장보험의 첫 판매품목은 ‘콩’으로 전북 김제, 경북 문경, 제주, 서귀포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5일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아울러 11월에는 양파와 포도를 도입하고 향후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품목 확대와 전국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보험은 보험가입시 책정한 기준 수입(평년 수입)과 대비해 수확기에 수확량이 줄거나, 수확기 가격이 하락해 실제 수입이 감소할 때 보험금을 지급해 준다. 보험료는 50%를 정부가, 30% 수준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 농가는 2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전북 김제에서 1만kg의 콩을 수확하는 농가가 이 보험에 가입했다고 가정하자. 가입시 결정된 기준가격은 1000원으로 가입금액이 1000만원이다(기준가격은 서울양곡도매시장에서 과거 5년간 수매한 가격의 평균가). 수확기에 이 농가는 호우피해로 5000kg밖에 수확하지 못했으며 설상가상으로 가격마저 800원으로 떨어져 실제 수입이 4000만원이었다. 이 경우에 농가는 가입금액인 1000만원에서 실제 수입을 뺀 차액인 600만원 중 자기부담금 20%(200만원)를 제외한 보험금 400만원을 받게 돼, 총 수입은 800만원이다. 이에 앞서 농가가 부담한 보험료는 총 보험료 120만원의 20%인 24만원 정도다.

‘콩’ 농업수입보장보험의 가입기간은 다음달 17일까지다. 가까운 지역(품목)농협에서 상담 및 가입이 가능하다. NH농협손해보험 콜센터(1644-8900)를 통해서도 상담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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