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네팔 지진 참사는 ‘하늘도 참 무심하다’는 말을 되새겨보게 만든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나라에 그런 대형 재해가 닥쳤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3600여명의 사망자와 660여만명의 이재민 등 엄청난 피해를 냈다.


네팔 당국에 따르면 27일 현재 네팔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3600명, 부상자가 462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사망자수가 5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안타까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재산피해는 아직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문화유적들도 상당수 파손됐다.


자연재해가 부자나라, 가난한 나라 따져가며 일어나지는 않는다. 미국도 지진과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보는 일이 잦다. 일본은 더 말할 것도 없다.


4년전 대지진과 쓰나미가 이를 잘 말해준다, 우리나라도 태풍과 홍수 피해를 겪는다. 인도네시아, 중국, 터키, 중남미 아이티도 쓰나미와 대지진으로 큰 고통을 당했다.


인종과 국적을 떠나 소중하지 않은 목숨이 어디 있을까. 재산피해도 아깝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큰 재해가 닥쳐도 대부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고(일본의 쓰나미 피해는 막대했지만) 복구와 수습도 빠르다.


반면 경제력이 약한 나라, 저개발국은 상황이 다르다. 재해가 났다하면 피해가 생각이상으로 크다, 이런 차이는 경제력에서 비롯된다.


잘사는 나라들의 건물은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재해에 대비해 튼튼하게 짓는다. 복구와 구호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 나라 살림이 괜찮으니 그렇게 할 수 있다. 경제력이 약한 나라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형편이 되지 않고 건물도 약해 구호체계 역시 허술하다. 똑같은 강도의 재해가 닥쳤는데 가난한 나라들이 엄청나게 큰 피해를 보는 이유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뻐겨도 어차피 자연 앞에서 약한 존재일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나라들은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고 그 결과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가난한 국가들은 그렇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다.


경제력 때문에, 돈이 없어서 잃지 않아도 될 목숨을 잃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래서 아이티 대지진, 그리고 이번 네팔 지진 참사 등 빈국에서 대규모 재해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더 안타까운 마음에 ‘하늘도 참 야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네팔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인명구조와 이재민 보호에 나섰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수습은 쉽지 않을 듯하다.


네팔 지진 참사에 국제사회의 도움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인도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독일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이스라엘 파키스탄 등 많은 국가와 유엔, 적십사, 옥스팜, 굿네이버스, 국경없는 의사회 크리스천 에이드 등 국제 자선구호단체들이 구조대원과 구호자금 및 생필품 등을 지원했거나 지원할 계획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이름으로 네팔 가톨릭에 보낸 전보를 통해 강력한 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우리 정부도 100만달러(10억여원) 규모의 긴급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해외긴급구호대 파견에 나서기로 했다.


국제사회가 네팔 정부와 국민들이 하루빨리 슬픔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추가지원이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나서기 바란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