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짙은 파란색…북극과 남극해 초록색으로 변해

[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불안정한 온난화 현상과 이상 기후변화가 가져온 재앙이라고 봐야 할까요? 온난화 현상과 기후변화는 자연 생태계 변화를 빠르게 기형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이상 기후에 둔감한 인류에게 불어닥칠 재앙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게 가장 두렵습니다.”(환경살리기 운동본부 임종혁 간사)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는 푸른 바다. 바다가 파란색으로 보이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며 일반 상식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등의 기후 변화로 향후 100년 동안 해양 50%의 색이 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구팀은 바다색의 변화는 식물 플랑크톤의 증감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생태계 변화의 전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실렸다.



온난화로 2100년이면 바다색 절반이 바뀔 것

해양에는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식물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표류하고 있다. 플라크톤은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수화물과 산소를 생합성한다. 바다 속 산소 농도가 유지되는 것은 식물 플랑크톤과 해조류의 광합성 덕분이다.

광합성에 사용되는 색소 엽록소(chlorophyll)는 태양에서 쏟아지는 빛 가운데 파장이 400~500나노미터(nm)의 푸른빛과 파장이 600~700nm의 붉은빛을 흡수한다. 파장이 500~580nm의 녹색빛이 투과 또는 반사되기 때문에 많은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물 플랑크톤의 양은 해수 온도·일조량·이산화탄소량·바다 무기영양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표류하는 식물 플랑크톤이 많을수록 바다의 색은 파란색에서 녹색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이를 통해 식물성 플랑크톤 양, 바다 상태,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바다색의 변화는 위성 측정을 통해 1990년대부터 정기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영국 사우샘프턴 국립해양센터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위성사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의한 식물 플랑크톤 변화를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2100년까지 온난화 등의 기후 변화로 세계 바다의 절반이 변색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열대지역의 바다는 식물 플랑크톤이 감소하고 있어 매년 파란색이 더욱 진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버뮤다와 바하마 같은 적도 인근 지역에서는 이미 식물 플랑크톤은 상당수 감소했다.

반대로 북극해와 남극해는 영양분이 풍부하고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식물 플랑크톤의 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북대서양과 남극 바다는 비교적 녹색에 가까운 색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난화 - 플랑크톤 변화 - 먹이사슬 위협

사실 식물 플랑크톤 자체는 나쁜 존재가 아니다. 식물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한다는 것은 대기와 해양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변환해 기후 조절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물 플랑크톤은 해양 먹이 사슬 가운데 생산자에 속해 생태계 피라미드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플랑크톤 양의 변화는 곧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진다.



MIT의 스테파니 더트커비츠(Stephanie Dutkiewicz) 연구원은 "식물 플랑크톤은 생태계의 기초이며, 기초의 변화는 북극곰과 참치 등 먹이사슬의 모든 것을 위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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