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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칼럼] 권력은 희망을 강조하고 국민은 환상을 꿈꾸는 나라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백성의 희망? 백성은 환상을 원합니다. 백성은 왜 비가 오는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 비를 내려주고 흉사를 막아주면 그만인 것이 백성의 환상입니다. 진실을 강조하는 공주님의 그 희망이라는 것이 그 꿈이라는 것이 사실은 가장 잔인한 환상입니다. 공주는 이 미실보다 더 간교합니다.”(드라마 선덕여왕 中)

몇 해 전 인기를 구가했던 드라마 ‘선덕여왕’의 한 장면이다. 공주 덕만(이요원)과 미실(고현정)이 마주 앉아 신권(神權)을 백성들에게 돌려줘 ‘진실’을 바탕으로 ‘희망’을 주겠다는 덕만 공주에게 오직 잘 먹고 잘살게만 해주면 진실과 희망은 백성들에게 의미 없다고 질책하는 대목이다.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며 미래 시대 재편을 위한 정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인력을 대신할 로봇과 인공지능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미래 산업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시대적 요구에 너나 할 것 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낡아 빠진 이념과 기득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눈만 뜨면 적개심을 들이대며 과거로의 회귀를 반복하고 있는 민족이 있다.

탐욕과 시기, 불평과 불만, 여기에 집단 이기심이 팽배한 대한민국은 정치권의 좌우 갈등은 물론 국민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반목의 시계를 돌리고 또 돌리며 갈등의 골을 더욱 깊이 파내고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을 만큼 국정을 운영하는 관료들부터 노동자까지 집단 이익에 눈이 뒤집혀 불만을 내뱉고 집단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에 혈안이 됐다.

이를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들은 이제 피로감을 넘어 일상화된 이 반목의 현실에 감각마저 마비되고 있다.

부패와 부정으로 점철됐던 과거 정권이 붕괴되고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지만 이마저도 입맛 까다로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적폐의 페이지를 적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불평등 받지 않는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던 현 정권과 집권 여당은 과거 부패 정권이 자행해왔던 권력형 갑질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하나를 주면 열 개를 더 요구하는 노동자 단체와 사회 곳곳의 무수한 이익집단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해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정부를 겨냥해 떼를 지어 성난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에서 자신의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정치권의 또 다른 이면을 보는 착각에 빠진다.

이제 조금만 사고가 터져도 모든 것은 국가의 책임이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대기업이 시스템을 정착시키려 하면 단체로 떼를 쓰고 나선 집단이 목소리를 높이고 모든 책임을 국가와 정권 탓으로 돌리고 있다. 산업재해 사고가 터져도 결국 책임은 국가이며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집단으로 땡깡을 부리면 이 정부는 다 들어준다는 심리가 팽배하다. 아니 확신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와 집권 여당 역시 자신들의 지지도가 붕괴될 것을 우려해 조금이라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 해법을 찾겠노라 이익집단의 틀어진 심보를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호의를 베풀면 당연한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머리를 스친다. 하나를 주면 열 개를 더 요구하는 국민들, 자신들의 배가 터질 때 까지 밥을 목구멍에 밀어 넣어도 두 손은 또 다른 밥그릇을 움켜쥘 것 같은 탐욕의 사람들이 희망과 환상을 꿈꾸고 있다.

만족을 모르는 이 탐욕의 국민은 결국 환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평등하고 누구나 잘 살고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강조하고 나선 권력의 끝을 알 수 없는 ‘희망’이라는 맛깔스러운 미끼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2019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국민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안부 인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하지만 희망을 기대해야 할 새해에도 불구하고 뉴스 속 모습은 2019년 한 해 역시 암울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오고 있다.

티클 하나 없을 것 같았던 새 정부와 그 관료들이 과거 정부에서 그랬듯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거나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20대 청년 노동자를 대상으로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갑질을 했다는 등 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최저임금 시행에 사업장도 노동자도 그다지 달갑지 않다고 한다.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인상에 울상을 짓거나 차라리 의무 연금제 없애라는 목소리가 높다. 다 함께 잘 살기 위해 조금씩 고통을 분담하자는 것에는 치를 떨고 나선 사람들이 더 많은 환상을 요구하며 희망을 강조하는 정부와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이 하락하고 그 화려했던 지지도 역시 추락하고 있다고 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적폐’로 규정하고 비판했던 전 정권과 그 정당의 지지도를 저울질 하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권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화려한 환상에서 더욱 퇴보하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미래는 필자의 시선만은 아닐 것이다.

‘泰山鳴動鼠一匹(태산명동서일필)’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풀이하면 “시작은 마치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하게 하더니 알고보니 뛰어 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라는 말이다.

희망을 강조하고 나선 정부와 자신들의 배를 채워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진 국민들의 탐욕이 함께 만들어 낸 이 정부의 모습과 흡사한 대목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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