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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우리가 몰랐던 만년 코치… 베트남 영웅 ‘박항서’

네티즌 “우리가 외면한 박항서…베트남의 국보급 보물”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대단하다 정말. 그리고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우리 축구가 외면했던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보고 있나? 학연과 지연에 연연해서 국가 보물을 베트남에 뺏긴 한국 축구협회.”(직장인 김동훈)

지난 15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말레이시아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 서울 시내 곳곳의 식당과 호프집 손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동안 동남아시아 축구의 약체이며 저평가를 받아 왔던 베트남이 스즈키컵 우승을 통해 단박에 동남아 축구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모습에서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대한민국 출신의 박 감독의 선전에 감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교차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 변방이던 한국 축구를 세계 4위 수준으로 끌어올린 용병 거스 히딩크 감독과 대한민국 전역을 붉게 물들인 축구 팬들은 히딩크 감독과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홍명보, 황선홍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집중됐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사상 4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내는 동안 한국의 언론과 국민들의 모든 시선은 히딩크와 몇몇 선수들에게 집중됐을 뿐 그들의 그림자에 가려 묵묵히 선수들의 기량을 키워낸 숨은 공신 박항서 당시 코치에 대한 찬사는 거의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사령탑은 고스란히 월드컵 영웅들 차지가 됐으며 축구협회를 비롯한 언론의 단신 기사 어디에도 박항서라는 존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랬다. 박항서 現 베트남 감독을 바라보는 국내 축구계의 시선은 매서울 만큼 냉혹했다. 철저한 학연과 지연으로 끈끈하게 매듭지어진 그들에게 박 감독은 그저 만년 코치였고 그나마도 어느 순간부터는 국가대표 코치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철저하게 외면해왔다.

고국인 한국에서 철저하게 외면받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박항서 감독이 지금 전 세계의 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 베트남의 전국민적 영웅이라는 칭호는 물론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박 감독을 이제 우리 방송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나선 것이다.

이전까지 남의 일로 치부했던 베트남 축구를 마치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출전한 경기를 지켜보는 양 앞다퉈 채널을 맞추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변덕스런 국민과 언론에 혐오스러움도 적지 않게 묻어나오고 있다.

과거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니라며 괄시했던 일본 유도 국가대표 출신 추성훈 선수가 일본으로 귀화하고 일장기를 들고 한국 선수를 업어치기로 한판승을 따낸 이후 한국의 언론과 국민의 추성훈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듯이 과거 히딩크와 홍명보, 황선홍에 취해 외면했던 만년 코치 박항서 감독을 뒤늦게나마 열광하며 영웅으로 추켜세우고 있는 것이다.

마냥 애물단지라고 생각했던 사물이 알고보니 국보급 보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듯 말이다.

이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결승전을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직장인 유 모(39)씨는 “우리는 곁에 있을 때 몰랐던 숨은 재능을 잠재한 가장 위대한 지도자를 베트남에 고스란히 넘겨준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몰랐는데 이렇게 베트남의 영웅이 된 박 감독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2008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베트남 국가대표팀의 스즈키컵의 우승은 올해 ‘박항서 매직’의 정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말레이시아를 1대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국가대표 박항서 감독은 우승을 축하하는 베트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남겼다. “부디 대한민국도 사랑해줬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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