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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칼럼] ‘물욕(物慾)의 전설’ 부영 이중근 회장의 석방

[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부영’ 이중근 회장이 지난 18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수감생활로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는 것이 보석의 사유다.

보석으로 석방된 이 회장은 4300억원에 달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그리고 임대주택법 위반과 부실시공 등 12개 혐의로 지난 2월 22일 구속 기소됐다.

이 회장이 구속된 가장 큰 핵심은 임대주택 비리다. 부영은 계열사들이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분양 전환가를 부풀리는 행태로 임대아파트를 분양해 막대한 분양차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 내용만 보면 가히 엄청난 범죄행위임에 분명하다. 이 모든 범죄행위의 중심에 선 이중근 회장 역시 몸집을 키워온 부영의 성장 과정에서 비롯된 빗나간 물욕(物慾)의 결과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검찰이 제시한 이 모든 행위를 부정하고 나섰다. 무려 24명에 달하는 초호화판 변호인단을 구성하면서 거대한 방패를 앞세운 이 회장은 그 어마 무시한 변호인단의 입을 빌어 이렇게 자신을 변론했다.

“횡령과 배임을 통해 취득한 사익이 전혀 없다. 지난 24년간 서민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결과적으로 법에 어긋났다면 억울할 뿐이다.”고 말이다.

전직 대통령 권좌에 올라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으로 전락한 박근혜와 그녀의 실세 최순실과도 비교가 될 만큼 엄청난 변호인단을 동원한 이 회장은 지난 16일 열림 심리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여든 살이 넘으면 멀쩡한 사람도 갑자기 죽을 수 있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아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구치소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도 없다.”며 아재 개그를 아끼지 않았다.

죄를 짓고도 그 죄를 인정치 않는 것만큼 사악한 것은 없다고 한다. 세상에는 죄를 짓고 해서는 안 될 언행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이들이 있다.

세상 앞에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뉘우치기는커녕 고개를 버젓이 들고 자기 합리화만 앞세우는 이런 부도덕한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더욱 각박해지고 부끄러움은 어느새 당당함으로 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의 예서에 보면 자신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옳지 못함을 비난하는 마음을 표현한 ‘수오지심(羞惡之心)’과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가릴 것을 강조하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새삼 떠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의 욕심은 끝을 볼 수 없다고 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심 중에서 가장 버리기 힘든 욕심이 물욕이라고 했던가? 죽으면서도 끝내 버리지 못한다는 재물에 대한 욕심, 물욕 말이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죄를 면피하기 위해 돈이라면 눈을 뒤집고 달려드는 대규모 변호인단을 동원한 이중근 회장의 보석(保釋)석방은 결국 자신이 그토록 애정을 가졌다고 강조했던 서민들의 피눈물에서 배양된 ’물욕‘의 결과물이 아닐까?

우리는 이 대목에서 평생을 무소유를 강조하고 실천했던 법정스님의 ’연잎의 지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죽었다 깨어나도 그럴 일 없지만 팔순을 바라보는 이중근 회장이 이 글을 읽고 물욕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린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다. 욕심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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