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쏟아져 나온 아시아나항공 직원의 분노의 성토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촉발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또 다시 열렸다.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정상화 촉구를 위해 거리로 몰려 나온 직원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침묵하지 말자! 아시아나 직원연대'와 전국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8일 오후 6시 30분께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경영진 교체 및 기내식 정상화 촉구 문화제'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뿐 아니라 대한항공 직원 10여명과 시민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직원들은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마스크를 쓴 채 "예견된 참사인데 경영진만 몰랐더냐", "1600억 돌려주고 케이터링 원상복구 하라", "박삼구는 물러나라"고 외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내식 임시 공급업체 협력업체 대표 A(57)씨의 유가족도 참석했다. A씨는 노밀 사태의 파장이 잦아들지 않자 부담감을 호소하다가 지난 2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의 조카는 "삼촌이 돌아가시고 가족들은 지금까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모는 자신이 집에 빨리 가지 못했다고 힘들어하고 아들인 사촌오빠는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자책)한다"며 "장례식에 온 직원들은 '더 열심히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오열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렇게 착하고 밝은 사람이 왜 그렇게까지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이 모든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창진 전 사무장을 포함한 대한항공 직원연대 일원 10여명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박 전 사무장이 "조양호(한진그룹 회장)도 물러나고 박삼구도 물러나라"고 외치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아시아나는 기내식 공급 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의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자 케이터링 업체인 샤프도앤코와 3개월 단기 계약을 맺었다.

하루 3000식을 생산하는 소규모 업체 샤프도앤코와 계약을 맺은 결과 1일부터 기내식 대란이 발생했다. 아시아나의 하루 최대 기내식 수요는 3만식에 달한다.

이를 둘러싸고 그룹 총수의 경영권 확대를 위한 16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존 기내식 공급 업체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를 압박한 결과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회장은 사태 발생 사흘만인 4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대한항공의 협조를 못 받았다"고 말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으로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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