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올해 들어 가상화폐의 가치는 논란을 일으킬 만큼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초 96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은 4배 이상 올라 4100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월가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을 둘러싸고 시장의 과열현상을 우려하는 견해가 쏟아지고 있다.

얼마 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가 “가상화폐는 사기”라고 발언한 뒤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새 10% 이상 폭락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은 유명인사의 발언에 의해 급속도로 얼어붙기도 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비토르 콘스탄치오 부총재도 24일 비트코인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의 거품을 인용해 "통화가 아닌 투기 도구"라고 비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적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도 “비트코인은 거품”이라고 비판했다.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발언만큼이나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옹호론자들은 가상화폐야말로 혁신적인 방식이라며 스타트업들의 자금조달에도 용이하다고 강조한다.



대표적 낙관론자인 맥아피(McAfee) 설립자이자 MGT캐피탈 CEO인 존 맥아피는 최근 JP 모건 다이먼 CEO 발언을 정면 반반하며 “어느 쪽이 사기인가?”라고 반론하기도 했다. 그는 또 최근 미국의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의 전환에 필적할 만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26일 콘 스탄시오 부총재의 의견을 겨냥한 듯 “ECB는 비트코인을 규제하고 거래를 금지하는 것에 ECB는 어떤 권한도 없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 모건스탠리 제임스 고만 CEO가 27일 “비트코인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섰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주최 행사에서 발언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날 가상화폐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익명의 통화라는 개념과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이 매우 흥미롭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지지자들은 고만 CEO를 부드러운 지지자(a soft supporter)로 꼽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만 CEO는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개인적으로 가상화폐를 구입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지만 사실여부에 상관없이 그가 가진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 발언은 또다시 가상화폐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발행 이후 지금까지 총 1000여개 이상의 가상화폐 발행이 쏟아졌다. 그리고 이를 둘러싼 논쟁 역시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많은 유명인사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의견은 돌발적이고 제각각이어서 이제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이토록 상반되는 평가가 나오는 이슈도 드물다. 결국 가상화폐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의 몫이다. 다만 유일하게 분명한 것은 제임스 고만 CEO의 발언처럼 “비트코인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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