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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Report] 日 고령사회 미래 해결사 ‘돌봄 로봇’

[데일리포스트=김정은 일본 전문 기자]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 속에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세계 1위 고령 국가로 인정받으면서 지난 2006년 아시아 최초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30%에 달하며 80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초고령 비중 역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고령화 전담 인력 부족난 로봇이 대안

최근 일본 정부는 부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고령화 사회 효율화를 위해 로봇을 활용한 개호 서비스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출산율은 감소되고 있는 반면 노인들은 늘어나면서 노인과 환자를 돌봐야 할 전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가족을 돌보려고 직장을 그만두는 이른바 ‘개호 이직(離職)’과 ‘개호 피로’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간병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했다. 개호(介護)란 환자나 노약자를 곁에서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간병이 일본 사회전체에 큰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일본 정부는 이 분야의 로봇 개발을 통해 새로운 로봇 산업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돌봄 로봇’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2030년에는 2600억엔(한화 2조 6617억원) 시장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요양시설이 입소자를 돌보는 데 사용할 고가의 로봇을 도입하면 비용 일부도 지원하고 있다. ▲환자나 노약자 안아 올리기 ▲이동 지원 ▲용변 지원 ▲치매 환자 지켜보기 ▲목욕 지원 등 5가지 분야에서 사용할 로봇이나 기기를 도입하면 그 비용을 정부가 일부 지급한다.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8월부터~올해 3월에 걸쳐 돌봄 로봇의 효과를 검증하는 시범사업도 진행해 개호시설 98곳을 대상으로 휴먼로봇인 페퍼와 동물 로봇인 팔로 같은 17종의 로봇 1천대를 투입해 돌봄이 필요한 65세 이상 866명을 돕도록 했다.

시범사업이 끝난 뒤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가 세계보건기구(WHO)의 평가 기준을 적용해 대상 노인들의 자립도를 전과 비교한 결과 34%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은 특히 고령자들에게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는 ‘셀프 케어’, 보행과 손발의 사용 등을 뜻하는 ‘운동·이동’, 행사에 참여하는 ‘사회생활’ 등 3가지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인 자립도 개선 효과가 입증되면서 일본정부는 내년부터 일본 개호보험에 간병 로봇의 도입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상으로 들어온 돌봄 로봇 간병에서 친구까지

일본 고령 인구가 새로운 소비 시장 주체로 부상하면서 일본 기업도 이들을 겨냥한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고령자 간병을 위한 여러 용도의 로봇 개발이 활발하며 신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침대가 분리돼 한 쪽이 휠체어로 변신하는 ‘휠체어 침대’도 개발됐다. 파나소닉이 개발한 이 침대는 간병인이 환자를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길 필요가 없어 이동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침대 높이, 키 높이 각도, 팔걸이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침대에서 휠체어만 별도 분리할 수 있다. 휠체어가 침대로 변신해 그대로 수면을 취할 수 있으며 혈압과 체온 체크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또한 파나소닉의 ‘자립지원형 기립 보행 보조 로봇’은 노인의 작은 움직임을 감지해 고령자 상태를 예측하고 침대에서 화장실로 이동하거나 침대에서 의자로 이동할 때 혼자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타인에 의지해 근육이 약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간병인의 큰 부담을 덜고 있다.

토요타는 다리 마비로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의 보행(휠체어-침대 이동, 화장실 이동 등)을 지원하는 4종류의 로봇을 출시했다. 그 중 하나인 ‘웰 워크 WW-1000’ 시리즈는 로봇 다리를 무릎 부분에 장착하고 벨트로 허벅지, 무릎, 발목, 다리에 단단히 고정해 재활을 돕는 기구이다.

이보다 앞서 로봇에 투자를 시작한 혼다는 2000년 인간형 로봇 ‘아시모(ASIMO)’를 선보였다. 아시모는 보행 로봇의 선두주자로 당시 로봇업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아시모는 인간처럼 두 다리로 걷거나 달리고 춤을 추거나 물건들을 쥘 수 있다. 혼다는 “아시모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돕기 위해 고안됐으며 물을 가져다주거나 전등을 꺼 주는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NEC도 2013년 가정용 로봇 파페로(Papero)를 내놓았다. 파페로는 매일 약 복용 시간을 큰 소리로 알려주거나 혈압을 체크하는 등 간호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독거노인의 움직임이나 목소리를 인식해 SNS에 자동 업로드해 가족들이 노인의 안전과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인간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감성 로봇도 빠르게 발전해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혼자 살거나 외부활동이 어려운 노인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2015년에 개발한 세계 최초 감정인식 로봇 페퍼는 간병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실증 실험을 진행해 왔으며 이미 복지시설 등에서 노인들의 운동과 두뇌활동에 활용되고 있다.

페퍼는 입소자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노인들은 페퍼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팔을 움직이는 동작을 따라 하며 함께 체조를 한다.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며 두뇌를 자극하기도 한다. 이들 기능은 개개인의 치매 진행정도나 일상생활 자립도 등 정보에 맞춰 변경해 제공할 수도 있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복지 업무 지원 소프트웨어에도 접속할 수 있다.

한편 강아지 인형 모양의 로봇 ‘파로(Paro)’는 일본 요양원 등에 보급되고 있다. 마음을 치유하는 동물 치료의 역할을 하기 위해 강아지 모습을 한 파로는 다양한 음색으로 울기도 하며 부드럽게 쓰다듬으면 응석을 부리고 이름을 부르면 뒤돌아보기도 한다.

파로에는 촉각・시각・청각을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돼 있어 외부자극에 반응하고 간단한 단어도 이해한다. 로봇에 회의적인 사람이라도 풍부한 표정과 울음소리를 가진 파로에게는 비교적 쉽게 마음을 열어 파로는 간병인과 환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 노인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걸을 수 있게 돕거나 배설을 지원하는 로봇도 이미 출시돼 간병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청소와 요리를 비롯해 빨래를 개는 ‘도우미’ 로봇도 출시될 예정이다.

실버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돌봄 로봇

일각에서는 로봇이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을 치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재활 치료나 간병 등 보조적 역할을 기대 할 수는 있지만 정서적・심리적 부분까지 어루만지려는 노력은 당사자에게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상투적 접객이나 옷만 걸친 로봇 같은 사람도 있다. 기계적인 인간과 인간적인 로봇 중 어느 것이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최근 로봇이 10년 안에 많은 노인들을 돌보게 될 것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술이 돌봄 뿐 아니라 노인들의 독립성을 높여 사회적 고립감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노인 인구 문제는 국내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국내 역시 급격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인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노인을 위한 복지 시스템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고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에 실버 케어 산업은 오히려 국내에서 더 큰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한 부담을 해결할 수단의 하나로 ‘돌봄 로봇’에 주목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는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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