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최근 저소득층 여고생이 그 흔한 생리대 하나 구입할 돈이 없어 일주일간 결석을 하거나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체했다는 참담한 사연을 접했습니다.

‘신발 깔창 생리대’ 소식을 접한 기자는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편의점에서 단돈 2000원 남짓이면 구입할 수 있는 그 흔한 생리대 하나 살 수 없어 신발 깔창을 사용했을 이 여학생,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OECD(경제협력기구) 회원국 34개국 명단에 당당하게 오른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인정받아 세계 우수국가와 어깨를 견주고 있지만 그 화려한 이면에는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하며 참을 수 없는 수치심에 남 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저소득 아이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OECD 회원국이라는 화려한 네임 속에 감춰진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은 비단 ‘신발 깔창 생리대’ 뿐만은 아닙니다. 해마다 방학시즌이 되면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저소득층 아이들이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개학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자

도처에 널린 게 음식점이요. 집에서 한 발만 내딛어도 온갖 먹거리가 넘쳐나는 편의점이 즐비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굶주림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조금 과장된 표현을 빌려 한창 잘 먹어야 할 아이들이 ‘삼순구식(三旬九食)’에 시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의 주린 배, 그리고 수치심을 따뜻하게 보듬어 줄 어른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최근 대한민국 여의도 1번지로 알려진 국회에서 때 아닌 ‘의자 쇼’가 펼쳐졌습니다. 기존 사용하던 멀쩡한 의자를 구입한지 10년이 넘었다면서 교체에 나선 것입니다. 그냥 교체한 것도 아닙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국민에게는 별 도움도 되지 않은 각 당의 상징 색을 강조하며 의자도 ‘깔 맞춤’을 하고 나선 겁니다.

‘새누리당 빨간색’ ‘더불어민주당 파란색’ ‘국민의당 연두색’ ‘정의당과 무소속은 검은색’ 형형색색의 의자들이 국회의원 회관에 즐비하게 늘어져 주인의 가증스런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국민의 피 같은 혈세로 구입된 것입니다. ‘사드배치’ 문제로 당초 강조했던 ‘협치’는 온데간데없고 ‘대치 정국’으로 돌변하면서 정작 국회 본회의 출석률은 전무한 이 몰염치적 20대 국회가 벌써부터 국민 혈세를 도둑질 하고 나선 겁니다.

가난한 여고생은 생리대 구입할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방학시즌을 맞아 학교 급식을 먹지 못하게 된 아이들은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에서 오직 자신들의 이익과 편의에만 눈이 먼 정치집단의 현주소입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한 법안을 놓고 침을 튀기던 이 집단들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는 쌍수를 들고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국민의 혈세 2200억원을 들인 초호화판 국회의원회관 건립과 현재 컬러틱한 의자 구입에도 맞장구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 “국민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살겠다”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만들겠다” 말은 청산유수죠. 정작 국민의 고통이 무엇이며 어린 여고생이 무엇을 바라는지 뒤돌아 볼 생각도 없는 ‘세치 혀의 달인들’이 말입니다.

맹자 ‘진심장구’ 하편에 보면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이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풀이해보면 “백성은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라는 뜻의 ’민귀군경(民貴君輕)‘입니다.

“임금은 오직 백성을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기도 한 이 글귀는 자신의 사리사욕에만 눈이 멀어 대한민국의 미래이며 꿈인 우리 아이들의 참담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싹수 노란’ 20대 국회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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